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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성명

여성의당 논평/성명
반쪽짜리 민주주의를 보여준 제9회 지방선거, 여성 유권자의 힘으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나가겠다
여성의당
2026-06-05 22:41:34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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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반쪽짜리 민주주의를 보여준 제9회 지방선거, 여성 유권자의 힘으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나가겠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여성 정치의 가능성과 동시에 우리 정치의 한계를 함께 보여준 선거였다. 여성의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원내정당을 뛰어넘어 득표율 4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고, 전국 곳곳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와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추미애 후보의 경기도지사 당선으로 지방자치 30여 년 만에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탄생했다.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2026년에야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이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성 정치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줬다.

당선 결과 이전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여성 후보 자체가 충분히 배출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는 극히 적었고, 출마 단계부터 성별 불균형이 구조화되어 있었다. 주요 정당들은 여성 정치인 발굴보다 기존 권력 유지에 집중했고, 30% 여성 공천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여성가산점 폐지 주장까지 나오며 제도적 장치도 흔들렸고, 그 결과 여성의 정치 진입은 선거 경쟁 이전 단계에서부터 제한되었다. 결국 이러한 구조는 여성 대표성의 후퇴로 이어졌고, 많은 여성 유권자들이 남성 후보만 있는 투표용지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번 선거는 여성 대표성의 위기뿐 아니라 정치권의 성평등 감수성이 얼마나 취약한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후보들의 성비위 의혹과 여성혐오적 언행에 관한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었지만, 이를 여성 인권과 안전의 관점에서 검증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후보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과 검증보다 의혹을 축소하거나 변명으로 덮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성범죄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변호한 이력이 있는 후보 역시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충분한 검증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유세 현장에서는 여아에게 ‘오빠’ 소리를 요구하는 광경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기성 정치는 여성의 존엄과 권리에 관한 문제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취사선택하며 정쟁의 소재로 소비하는 데 그쳤다.

선거 과정 내내 여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의 약점을 부각하는 공방이 반복되었고 여성 유권자들의 문제의식은 또 다시 주변부로 밀려났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후보들이 별다른 검증 없이 공천을 받고 당선된 현실도 이와 연결되어 있다. 성폭력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변호한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출마했음에도 정당들은 책임 있는 검증보다 형식적인 해명에 기대어 공천을 강행했다. 여성 유권자들의 문제 제기는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여성 정책은 부수적인 항목으로 취급되거나 아예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제시된 여성 관련 정책 역시 돌봄과 출산, 양육 지원에 편중되어 있었으며, 여성을 독립적인 시민이 아닌 가족 내 돌봄 제공자나 출산의 주체로만 바라보는 한계를 드러냈다. 여성 1인 가구의 주거 문제, 직장 내 성차별과 성별임금격차, 여성폭력과 여성의 정신건강 문제 등 여성들의 일상을 둘러싼 현실은 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자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될 대참사다.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고도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한 현실은 선거 관리 체계의 심각한 실패를 보여준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하며,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되는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말하는 ‘진정한 선택지’란 단순히 후보의 숫자가 아니라, 여성 유권자가 여성 후보를 선택할 권리, 여성 시민의 삶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과 공약을 만날 권리, 그리고 성비위 문제 없는 후보를 마주할 권리까지 온전히 보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성 정치가 그 선택지를 앗아간다면, 여성의당은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내겠다. 선택받는 정치를 넘어, 선택을 만들어내는 정치로, 절반의 유권자를 온전히 대변하는 정치로 끝까지 여성의 삶을 대변하겠다.

2026. 6. 5.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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