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데에 모두의 힘을 실어야 할 요즘, 지난 12월 9일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전화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오늘까지도 자신의 SNS에서 잘잘못을 따지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성별·나이·지위권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마치 남성 청소년들이 싸움판에서 ‘다 떼고 1대1로 붙어보자’식의 발언을 일삼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 더구나 ‘여자한테는 항의 전화 못 하냐’, ‘여성한테는 시시비비 안 되냐’와 같이 분별없는 생각을 그대로 입 밖에 꺼낸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대단히 경솔한 처사임을 명확히 한다. 여전히 문제의 핵심은 보지 못하고, 존재하지도 않는 ‘남성 역차별’을 당한 것처럼 분개하는 김남국 의원에게 이제 그만 자중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당 지도부는 초선, 30대, 남성인 김남국 의원이 여성인권의 상징인 ‘낙태죄’를 볼모로 ‘네가 사과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를 도와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입법권력을 사유화한 태도를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낙연 지도부가 나서서 김남국 의원이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사과하도록 조치하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교체 등 그에 상응하는 따끔한 주의를 줘야할 것이다.
김남국 의원은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1인이고, 집권여당의 176석 중 1인이며, 낙태죄 폐지의 키를 잡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일원이다. 김 의원은 법사위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해 일해야 할 때임을 인지하길 바란다. 지난 8일 낙태죄 편파적인 공청회 이후 오히려 여당 법제사법 위원들이 낙태죄 폐지를 지지한다는 한겨레 보도가 있었다. 해당 기사에서 드러난 김남국 의원의 낙태죄 폐지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1차원적이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 위원으로서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선배 동료의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낙태죄 전면폐지에 힘을 보태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