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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 논평/성명
올해의 시대착오적 작가상에 반대한다
새로운미디어위원회
2020-12-09 14:45:54 조회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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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올해의 시대착오적 작가상에 반대한다
 

‘올해의 작가상’ 섹스돌 다룬 정윤석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책임 있게 대응하라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주최한 <올해의 작가상 2020> 후보 정윤석 씨의 섹스돌을 소재로 한 작업이 12월 4일부터 전시되면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정윤석 씨는 중국의 섹스돌 공장에서 섹스돌을 제작하는 과정과 러브돌을 파트너로 여기며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남성 센지 나카지마 등을 소재로 장편영화를 제작하였고, 섹스돌을 소재로 삼아 ‘인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20> 전시 관람객들이 정윤석 씨의 <내일>을 문제 삼자 언론에 알려졌고, 시민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해당 전시가 문제 되는 것은 섹스돌 이슈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비판적 관점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비판에도 문제 된 전시를 철거하지 않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사회적으로 억압된 관점을 재조명하여 사회 인식의 저변을 넓혀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6년도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작가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일말의 대응을 하지 않았으며, 문화예술계 내 성평등 인식 확산에 대해 지속해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윤석 씨의 이번 작업과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첫째, 국립현대미술관은 공공성의 가치를 가져야 할 국공립 미술관으로서 그 의무를 위반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시민에게 질 높은 예술작품을 제공하여 나아가 국가의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힘을 가진 공공기관이다. 문화발전과 공공성의 가치를 지향하는 국공립미술관에서 여성의 신체를 성적 도구화하는 ‘섹스돌' 내용을 전시한 것은 공공성에 크게 위배된다. ‘올해의 작가상’(Korea Artist Prize)은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수상제도로서 후보만 되어도 수천만 원의 제작지원금이 지급된다. 국민의 절반인 여성을 상품화하는 이미지를 작업한 사람에게 국민 세금으로 구성된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기관이 공공제도를 통해 여성의 생존과 존엄을 위협하는 이미지를 또다시 생산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결국 국립현대미술관은 여성에게 공공제도를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예술의 탈을 쓴 여성혐오 이미지를 시민에게 전시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정당화한다. 동시대 예술가의 역할은 사회 문제를 단순한 이슈로 방임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구조 속에서 그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면밀한 탐구를 통해 표현해야 한다. 여성의 신체를 물적 상품으로 나타내는 섹스돌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함구한 채 전개되는 예술가의 주장은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성착취를 정당화하는 섹스돌 관련 이미지를 전시한 것이 공공기관으로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해당 이슈에 대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답변은 지극히 잘못되었다. 정윤석 씨의 <내일>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해당 작품은 ‘돈으로 인간 대용의 인형을 사고파는 당면 사회적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업…. (중략)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동시대 미술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작가의 젠더권력을 고찰하지 않았을뿐더러 ‘비판적인 시선'을 작품으로써 설득하는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젠더 이슈를 다루는 작품과 심사에 성인지 감수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판을 무지한 불만인 양 납작하게 치부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정윤석 씨의 올해의 작가상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즉각 전시물을 철회하라.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문화예술의 흐름을 주관하는 국공립 기관으로서 그 역할과 소명을 비판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더불어 정윤석 씨가 재생산한 ‘섹스돌’ 이미지에 의해 존엄성을 훼손당한 여성들에게 책임 있는 사과와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올해의 작가상'의 경우 한국미술계를 대표하는 ‘올해의 작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성인지적 관점에서의 비판적 성찰은 필수이다. 여성의당 새로운미디어위원회는 추후 기관에서 진행하는 국공립 미술 수상 제도의 운영위원회, 추천인단, 심사위원 성비에서 여성의 비율을 반드시 50% 이상으로 설정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앞으로 여성의당 새로운미디어위원회는 문화와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대중과 만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적극 개입하고 개선해나갈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20년 12월 09일

여성의당 새로운미디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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