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님을 비롯해, 일본의 국가적 성착취 범죄를 고발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섰던 모든 피해자분들의 용기를 기립니다.
올해 기림의 날은 피해자분들과 연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기념일입니다. 동시에 2019년부터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해 온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의 재판이 열린 날이기도 합니다.
김병헌은 피해자들의 범죄 피해를 부정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무학여고 앞에서 ‘교정에 위원부상을 세워두고 매춘 진로 지도 하나’라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숱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에 선 그는 여전히 일말의 반성도 없이 "피해자들이 일본군에 의해 유괴, 납치를 당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폄훼를 일삼았습니다.
참혹한 피해 사실을 딛고 여성폭력의 진실을 증언한 피해자들을 향한 공격의 기저에는 짙은 여성혐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하거나 조롱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행위는, 명백한 성착취 피해를 부정하고 생존자들을 침묵으로 몰아넣는 또 다른 폭력입니다.
그럼에도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고 김병헌 대표가 법정에 서기까지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을 지우고 식민지배하에 자행된 여성폭력의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이토록 활개를 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의 방치가 있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어렵게 입을 연 순간 그 증언을 의심하고, 피해를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여성폭력을 부정하는 세력의 행태가 더 이상 영향력과 이익을 얻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과거의 피해를 추모하는 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역사적 피해를 부정하고 여성혐오를 확산시키는 행위가 돈벌이와 영향력 확대의 수단이 되도록 방치하지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