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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제게 어머니는 참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었습니다
여성의당
2026-05-08 17:53:03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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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제게 어머니는 참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었습니다. 가족 여행보다 동네 행사나 품앗이 하는 것을 더 우선시했고, 만약 마을 사람 중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어떻게든 나서서 해결해주려 하셨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공동체를 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어린 마음에 야속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농촌은 마을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했지만, 언제나 여성의 목소리가 뒤로 밀려났고 때로는 여성을 향한 폭력을 묵인하는 풍습이 강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여기에 순응하지 않고 동네 곳곳을 다니며 여성 농민들을 모았고, 결국 전국여성농민회를 조직하는 데까지 나아가셨습니다. 원래 있던 농민회에서는 여성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고는 하셨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경험을 직접 해봐야만 민주적으로 살아갈 수 있어.”

이처럼 어머니는 행동하는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이 무엇인지 제게 몸소 일깨워주셨습니다. 정치를 하게 되고 나서야, 저는 비로소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지 않는 이야기, 특히 쉽게 외면당하는 여성 농민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셨고, 자신과 같은 아픔을 어떤 이들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미투 운동에 뛰어들었던 어머니. 저는 어머니의 치열한 삶을 통해 세상을 보고, 정치를 배웠습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삶을 지키는 일이어야 해."

어머니가 제게 하신 말씀을 늘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제게 세상을 보는 눈과,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가르쳐주셨고, 지금도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계신 어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의 굳건한 신념을 이정표 삼아, 저 역시 흔들림 없이 나아가며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습니다. 쉽게 밀려나고 지워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우리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깊은 존경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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