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여성의당 논평/성명
사는 게 재미없어서 17세 여학생 살해? 반복되는 여성살해·여성테러 대책 마련하라
여성의당
2026-05-06 22:28:48 조회 6
댓글 0 URL 복사

[성명] 사는 게 재미없어서 17세 여학생 살해? 반복되는 여성살해·여성테러 대책 마련하라

또 한 사람을 잃었다. 광주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를 매듭짓고, 집으로 귀가하던 한 여학생이 향년 17세의 앳된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가해자는 20대 남성으로, 이틀간 범행 장소 주변을 배회하다 사건 당일 피해자를 발견하고 뒤쫓아가 살해했다. 피해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도우러 온 17세 남학생도 부상을 입었다. 가해자는 “사는 게 재미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남성들이 일면식 없는 여성을 폭행하고, 칼로 찌르고, 살해하는 일이 어째서 계속 반복되는가? 인생에 대한 불만족, 사회를 향한 불만과 좌절은 여성테러 가해자들이 범행 이유로 가장 흔히 꼽는 답변 중 하나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마침 눈에 띈 여성을 때리고 죽인다는 것이다. 분풀이 삼아, 심심풀이 삼아 여자를 죽인다니 이보다 끔찍하고 터무니 없는 살인 동기가 있을까?

여성살해를 향한 문제의식이 깊어지기 시작한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만 따져보더라도, 남자들이 ‘기분이 나빠서’, ‘여자들이 사회생활을 편하게 하는 것 같아서’,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처음 본 여성을 살해한 사건은 셀 수 없이 많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폭행과 살인의 표적이 되는 것은 명백한 여성혐오에 해당하며, 이를 여성테러범죄로 적확히 규명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성들의 절박한 외침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관련 통계마저 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지 않으며, 무고한 여성들의 반복된 희생은 여전히 ‘묻지마’ 범죄의 결과로 치부되고 있다.

국가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재작년 순천에서는 또 다른 여학생이, 작년 미아역에서는 60대, 40대 여성이 목숨을 잃고 생명을 위협당했다. 특히, 미아역 여성테러 사건은 수사기관의 참담한 인식 부재가 다시 한번 드러난 사건이다. 가해자가 남성 행인을 두고 여성만을 공격했고, 범행 직후 CCTV에 “일베 포즈”를 취하는 등 범행의 동기에 여성혐오가 자리했을 가능성이 뚜렷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가해자의 정신질환에만 몰두하며 사건의 본질을 묵살했다.

경찰은 이번에도 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가해자인 24세 남성 장 씨가 여성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하지 않더라도, 단순 이상동기 범죄로 수사를 종결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해자가 평소 여성을 향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 여성혐오 정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나 게시물을 접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수사해 범행의 기저에 여성혐오 동기가 있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또한 가해자의 끔찍한 범죄로 인해 초래된 중대한 피해를 고려해 즉시 신상을 공개하라.

약 열흘 뒤면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10주기가 돌아온다. 수많은 여성이 10년째 한마음으로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이유는, 더는 단 한 명의 여성도 여자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제는 정부도 들은 체를 해야 할 때다.

2026. 5. 6.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첨부파일

댓글